새로 이사 온 집에 암막커튼이 설치되어있지 않았다. 바로 이사 온 다음날부터 아침 5~6시부터 해가 너무 잘 들어와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부랴부랴 암막커튼 시공을 알아보니 못해도 돈 10만 원 깨지는 건 우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이소를 뒤져보았고, 다이소에 붙이는 암막 커튼 셀프 블라인드라는 제품이 있었다. 5,000원밖에 안 하기에 부담 없이 사 와서 사용해 보고 후기를 남긴다.
다이소 암막 커튼
다이소의 실수
가성비가 너무 좋을 때 우리는 OO의 실수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서 한동안 샤오미에서 보조배터리를 너무 가성비 좋게 내놓았을 때, 우리는 그것을 대륙의 실수라고 불렀다. 이것처럼 다이소 암막 커튼이라고 불리는 셀프 블라인드를 다이소의 실수라고들 부른다. 실제로 많은 자취생들의 아침잠을 지켜준 것만으로도 이미 이 녀석은 실수가 아니라 국민의 자랑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작은 창문이라 할지라도, 암막 커튼을 시공하면 돈 10만 원 깨지는 건 우습다. 다이소에 물을 뿌려 붙이는 암막 시트가 나오긴 했지만, 그마저도 사이즈에 맞게 잘라야 해서 작업하는 게 쉬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붙이는 셀프 블라인드는 진짜 붙이기만 하면 끝이다. 붙이는데 드는 시간은 3분채 걸리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거꾸로 붙이면 끝이다
포장재 뒷면에 보면 제발 거꾸로 붙이지 말라고 거의 호소를 하고 있다. 아마도 이게 빛을 차단하는 제품이다 보니, 한쪽 면만 빛을 차단하는 소재로 되어있는 것 같다. 친절히도 그림까지 설명이 되어있어서 실수하지 않고, 2장 모두 바른 방향으로 붙일 수 있었다.
다이소 고객센터가 있는지 몰랐는데, 1522-4400으로 전화 연결이 가능하고 채팅상담도 QR코드가 따로 있었다.
3M 테이프로 붙이기
붙여야 할 부분을 확인하고, 3M 테이프로 붙이면 끝이다. 붙이기만 하면 이렇게 좌르르 내려와서 위와 같은 모습이 된다. 참 시공이 쉽다는 게 장점인 것 것 같다. 막 설명서에는 사이즈에 맞게 잘라야 한다고 되어있지만, 그냥 겹쳐서 붙이면 그만이다. 겹쳐진 부분은 두 배로 차단하고 더 좋지 않을까? 두 겹으로 겹쳐진 곳에 고정핀을 추가로 달아놨다.
아침에 어땠을까?
출근이 늦은 편이라 9시까지는 푹 자야 하는데, 해가 일찍 뜨는 날이면 어김없이 햇빛 때문에 빨리 깼다. 그래서 붙이는 셀프 블라인드를 시공하게 되었고, 겉에 원래 있던 흰색 블라인드를 또 내렸다. 시공하고 다음날 아침인데, 정말 확연히 차이가 나지 않는가. 위에가 붙이는 셀프 블라인드를 시공한 곳이고, 아래는 길이를 다 안 내려서 흰색 블라인드만 부분이다.
위의 사진은 다이소 암막커튼을 1겹만 붙인 것인데 만약에 이것도 밝다고 하면 2장 더 사 와서 덧붙이면 끝이다. 아마 2장을 덧 입히면 완벽한 암막 커튼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붙이는 셀프 블라인드 덕택일까, 이 날 정말 푹 잤다.
하단부 스티커 고정
길이가 240cm로 넉넉하기 때문에, 쭉 끌어당겨서 내리면 어떤 창문이든 거의 다 가려진다. 1장당 3M 찍찍이가 2개씩 들어있기 때문에 하단부에 고정을 해주면 된다.
햇빛을 보고 싶을 때
해를 좀 보고 싶거나 창문을 열고 싶을 때면, 이렇게 동봉 되어있는 클립으로 고정하면 된다. 늘어지게 자다가 일어난 아침이면 아주 조금 햇빛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하단부 찍찍이를 떼서 이렇게 고정핀으로 말아 올려 고정해 둔다. 그러면 원하는 만큼 햇살을 누릴 수 있다.
생각보다 정말 필요한 요소들이 잘 구비되어 있는 제품이라 생각이 된다. 부디 저렴한 비용들로 많은 이들의 아침을 지켜주길 바란다. 다이소의 실수, 붙이는 셀프 블라인드!
3개월 사용후기
가시광선 차단율
상세페이지에도 쓰여있지만 다이소 붙이는 암막 커튼의 가시광선 차단율은 87%다. 처음에 나도 모르고 하나만 설치했을 때에 물론 그것도 효과가 어마어마했지만, 좀 더 아침에 햇빛을 차단하고 싶어서 두 장을 겹쳐서 설치했다. 실제로 암막이 100%이면 뒤에서 핸드폰을 켜도 안 보이는 수준이라고 하니, 두 장을 겹쳐서 설치하면 한 93~ 95% 정도 차단이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설치하게 되었다.
두 장을 겹쳐서 설치하니 위의 사진처럼 확실히 아침에 햇빛 때문에 깨는 일은 없어졌다. 사진의 빨간 부분은 두 장이 겹쳐져서 설치된 것이고, 아래의 하얀 부분은 한 장만 설치되어 있는 부분이다. 내가 의도한 건 아니지만 고정 스티커가 떨어져서 한 장이 말아 올라가서 저렇게 되었다.
고정 스티커와 고정 핀
일반 블라인드나 커튼에 비해서 고정하거나 길이를 조정하는 게 수동이다. 블라인드를 말아 올리려면 동봉되어 있는 고정 핀을 써야 하는데, 특히 나처럼 두 겹을 쓰거나 많은 양을 고정해두면 고정 핀이 쉽게 빠져버리는 현상을 거의 매일 겪게 된다. 고정 핀 하나로는 힘이 부족해서 고정이 잘 안 되고, 양쪽 끝에 두 개를 껴야 고정이 되는 편이다.
또한 커튼을 쭉 늘여 틀여서 바닥에 붙이는 방식이 테이프인데, 이것도 좀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 꼼꼼히 잘 붙이더라도 날씨의 변화 때문인지 가끔은 떨어져서 말아 올라가 있는 걸 여려번 봤다. 좀 더 강력히 고정할 것만 찾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아서, 열심히 무언가 고정할 것들을 찾아보고 있다. 예를 들자면, 책이나..... 태블릿 등.
창문 열기, 단열 뽁뽁이 붙이기
두 겹을 설치하고 나니, 창문 열기나 단열 뽁뽁이 붙이는 작업이 조금은 번거로워졌다. 어떻게든 잘 말아올리거나 또는, 잘 피해서 겨우겨우 창문을 열거나 단열 뽁뽁이를 붙일 수 있었다. 창문 열기는 그래도 익숙해져서 수월한 편이었는데, 뽁뽁이 붙일 때에는 정말 블라인드를 다 떼어버리고 다시 작업해야 하나 싶었다. 혹시라도 겨울에 블라인드를 설치할 예정이라면 꼭 단열 뽁뽁이 작업을 먼저 하고 블라인드를 붙이는 걸 추천한다.
* 요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만 원으로 아침잠을 편안히 지킬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많았으면야 당연히 암막 커튼을 시공했겠지만 요즘 암막 커튼 시공도 한 두 푼 하는 게 아니라서, 다이소의 도움을 받았다. 무언가 설치하기 부담스러운 자취방이나 기숙사 등에서도 이렇게 간단히 설치해서 암막 커튼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위에 적은 것들은 분명한 단점이긴 하나, 다이소몰에 들어가 보면 시트지 형식, 커튼 형식의 암막 기능이 있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집의 구조상, 붙이는 방식이 어렵다면 다이소몰에 들어가서 찾아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