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수원에서 먹던 맛있는 짬뽕집이 있었는데, 거기에 있던 필가군 셰프님이 마침 집 근처에 와룡각을 오픈하셨다. 오픈하고부터 거의 매주 1번씩은 방문을 했던 것 같다. 집 근처에 짬뽕 맛있게하는 집이 있다는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와룡각은 지금은 폐업했지만 정말 즐겁게 먹었다. 이게 근처에 짬뽕 맛있게 하는 집이 없으면 매번 먹고 싶을때마다 곤욕인데, 적어도 와룡각이 있을때에는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문래동 중국집 와룡각
필가군 셰프
내 기준 진짜 레전드 짬뽕이었다. 지금은 폐업했지만, 이토록 맛있는 짬뽕을 다시 만날 일이 있을까. 필가군 셰프라고 하면 인터넷에 좌르르 나온다. 다시 이 필가군 셰프님이 해주시는 짬뽕을 먹을 날이 올까. 슴슴하지만 깊고, 또 잔뜩 고명이 올라간 삼선짬뽕. 살면서 몇 번은 그리울 것 같다.
와룡각 삼선 짬뽕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짬뽕이다. 면발이고 국물이고 들어있는 내용물들, 재료들 모두 다 넘사벽이다. 이토록 속이 시원한 해장을 얼마 만에 했을까. 이런 집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었다. 이제는 폐업했지만, 와룡각이 영업할 때에는 중국집 어디 갈까 고민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간 참으로 많이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또 어디서 맛볼 수 있기를.
포장
매장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살짝 매장에서 먹는 게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포장을 해와서 먹는다. 근데 포장을 해와도 맛은 여전하다. 막 포장이 전문 배달집스럽진 않다. 그냥 오래된 맛집에서 배달 포장을 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더 좋긴 하다. 요즘 배달 전문점들은 물론 세련되게 포장해 주지만, 이 세련된 포장비도 음식값에 포함되어 있을 것 같아서 살짝 기분이 꽁기하다. 근데 이렇게 오래된 맛집에서 옛날 방식으로 포장해 주는 것이 분명히 정감이 간다. 근데 이 모든 것들이 사실 음식이 너무 맛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 매장에서 먹어도, 포장해서 먹어도 너무 맛있는 삼선 짬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