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첫 사고가 났다. 초보들은 모두다 겪는다는 뒷 바퀴 긁힘이었다. 그래도 그냥 기둥이나 벽을 긁었으면 괜찮았을텐데, 대차게 지하 주차장에서 교행하던 다른 차를 긁었다. 그날따라 괜히 평소보다 큰 차를 타고 싶었고, 이제는 캐스퍼에서 벗어나 큰 차를 운전해도 괜찮으리라 생각했는데 결국 사단이 났다. 다행히 쏘카 보험을 들어나서 별 걱정없이 처리했지만, 그래도 작게 나서 괜찮은 첫 사고의 기록을 남겨본다.
운전 첫 사고
일진이 안 좋은 날
일진이 안 좋은 날이었다. 항상 캐스퍼만 타다가, K3로 자신감을 얻고 상대적으로 더 크고 높은 티볼리를 타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티볼리를 빌렸고, 시동을 걸었는데 아차 싶었다. 왜냐하면 그 전에 탔던 차들은 모두 현기차였고, 티볼리는 타사브랜드라 아예 차 인터페이스가 달랐다. 엑셀감도 달랐고 심지어 안드로이드 오토가 안되서 네비도 볼 수가 없었다. 대충 계기판에 폰을 올려두고 네비를 보면서 운전을 했던 것 같다.
근데 더 문제는 앞에 대여자가 주유를 24%까지 밖에 안 채워놓고 갔다는 것이었다. 렌트카는 무조건 25% 미만이 되면 주유해놓는게 매너인데, 실제로 이건 쏘카나 그린카에서도 25% 주유를 해두지 않으면 패널티를 준다. 사실 근데 주유를 하기만 하면 되는데 나는 한번도 주유를 해본 적이 없어서 당황했다. 어찌어찌 셀프 주차장에 가서 주유까지 성공은 했는데, 그 이후로 차가 앞으로 안나가는 것이다. 뒷차는 나를 기다리고 있고 너무 당황스러웠다. 알고보니 내가 브레이크 감이 없어서 너무 쎄게 밟고 있어서 안나가고 있었던 것. 여러모로 일진이 안 좋은 날이었다. 이때라도 뭔가 조심했어야했지 않나 싶었다.
큰 차의 장점
티볼리가 큰 차인지는 모르겠다만 캐스퍼보단 크고, K3보다 높으니까 가져다주는 이점은 확실했다. 주행할 때 덜 떨려서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는 것. 진짜 안드로이드 오토만 되었더라면 좀 정을 붙였을 텐데, 살짝 아쉬운 모델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매일 가는 길을 즐겁게 잘 다녀왔다. 월요일 저녁시간대 강변북로가 많이 막히지 않아서 무려 시속 80km/h를 유지하면서 왔다. 근데 문제는 역시 조바심과 지하주차장에 일어났다.
첫 사고
이게 다 주유 안 해놓은 전 이용자 때문이다. 주유하느라 좀 시간을 까먹어서인지, 네비대로라면 딱 10분 냄겨놓고 차를 반납할 것 같았다. 살짝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하 주차장 내려가는데, 차가 나오면 진짜 절대 주의해야하는데 그걸 망각했다. 혼자 돌아다니는 것 마냥 지하주차장에서 회전하며 내려오면서, 마주오는 차가 있었는데 그 차를 긁었다. 진짜 순간 머리가 아득해졌다. 다 잘 해놓고 이게 마지막에 대체 무슨일이람.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지하주차장에서 노래를 엄청 크게 틀어놓고 다녔다. 뭔가 오늘도 잘 돌아왔다는 안도감에 항상 노래를 크게 틀고 주차를 하러 내려가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이 집중하지 못하고 내려가다 사고를 냈다.
괜찮으세요 ?
큰 접촉사고가 아니었고 가볍게 긁힌거라, 일단 차를 한쪽으로 빼놓고 내리면서 괜찮냐고 먼저 운을 뗐다. 유튜브 보니까 이런 경우 항상 먼저 < 괜찮으세요 ? > 라고 물어보는게 예의라고 했기 때문에. 근데 괜찮으세요 라고 물어보고 그 다음에 뭘 해야할지 몰라서, 어버버했다.
알고보니 나도 쏘카, 저 쪽은 그린카였다. 간단히 사진 찍고 보험처리하자며 헤어졌다. 나는 후딱 밑으로 내려와서 차를 반납하고 사고 신고를 넣었다. 쏘카에 사고 접수 신고를 하는 것도 처음이라 막 벌벌 떨었는데, 먼저 괜찮냐고 많이 놀라지 않았냐고 물어보는 쏘카 직원들 정말 감사합니다 !
나중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교통사고가 나면 그 자리에서 차만 잠깐 치워두고 보험사를 기다리는게 일반적이고, 경미해서 서로 갈 길 가야한다면 현장사진, 내차 파손 사진, 상대 차 파손 사진, 동승자 확인용 전반적인 현장 영상 촬영까지 해두면 좋다고 한다.
쏘카 그린카 보험처리
다행인지 그쪽은 그린카였고, 그쪽도 운전 초보였어서 서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몰랐다. 내가 실수해서 박은거라, 저쪽에서 강성으로 항의했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유하게 넘어갔던 것 같다. 그래서 각자 자리에 주차를 하고 서로 쏘카 사고 접수를 했다. 이게 쏘카는 사고 접수만 해주고, 그러면 보험 예약 번호가 온다.
그러면 그 다음날 보험사 직원이 나한테 따로 전화를 준다. 쏘카는 접수만, 실제 보험 업무는 보험사가 이렇게 생각하면 좋은 것 같다. 이게 어쨋든 사고가 나면 피해자, 가해자 둘 다 보험에 연락을 해야하고, 각 보험 담당자들끼리 또 서로 연락을 해야하니 4명이 피곤해지는 일인 것 같다. 보험 예약 번호는 문자로 올텐데, 상대 차주한테 공유해줘야한다.
쏘카 사고 처리중
월요일 23시30분즘 사고 접수를 했고, 화요일에 보험사에 연락이 왔었고, 그 이후로 수,목,금 연락이 없길래 금요일즘 다시 연락을 해봤다. 그랬더니 상대방 보험사가 아직 전화를 받지 않아서 처리가 안 되었다고 한다. 사고가 처음이라서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게 평균인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첫 사고 주간에는 이렇게 시간이 흘러간 것 같다. 괜히 사고 나서 운전 안하면 또 다시 못 할 것 같아서, 캐스퍼 빌려서 꾸준히 운전을 했다.
처리중에 예약
쏘카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사고 처리를 완벽하게 하려고 기다렸으나, 무작정 기다릴 수가 없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쏘카 예약을 했더니 문제 없이 예약이 되었다. 어디선가 사고 처리중이면 예약이 안 된다고 했던 글을 봤던 것 같은데, 문제 없이 잘 되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 했다.
3주째 처리중
좀 답답해서 보험사와 쏘카에 전화해서 확인해보니, 그린카쪽에서 본인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100:0을 주장하고 있어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러나 저러나 내가 5만원 내는건 똑같은데, 렌트카들은 블박을 확인 할 수가 없어서 계속 지연되는 것 같았다. 상대쪽 차주님이 종종 전화주시는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험악해지는 걸 보니 되도록 보험사와 통화하시게 말씀드려야겠다. 첫 사고가 아주 가벼운 접촉사고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가벼운 사고처리는 없는 것 같다.
드디어 종결
접수하고 28일 정도 차에 쏘카 사고 보험팀에서 연락이 왔다. 뭐 어쩌고 저쩌고 설명하시더니 조기 종결한다고 5만원 내라길래, 5만원 내고 마무리했다. 아마 상대 차주 보험사와 계속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서 경찰까지 가야한다고도 할 수 있다고 하더니, 어쩌고 저쩌고 설명하더니 조기 종결한다고 했던 것 같다.
첫 사고이자, 첫 렌트카 사고 였는데 블랙박스를 볼 수 없어서 좀 더 시간이 걸렸던 것 같고, 이런 경우 상대 차주가 무과실을 주장하려 경찰을 통해서 건물 CCTV를 까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세상에 진짜 간단한 사고처리는 없는 것 같다. 지하주차장에서 노래를 끄고 크게 돌자. 불안하다면 옆차가 지나갈 수 있게 멈춰있자.
* 요약
쏘카를 타고 보험을 들었다면, 든든한 보험사가 다 해결해준다. 그리고 좀 혼란스러운 경우 쏘카 사후 처리팀에 전화하면 진짜 아군같이 내 편들어주면서 앞으로 계획에 말해준다. 첫 사고라 경황이 없었는데, 이 정도임에 감사하며 든든하게 옆에서 대신 처리해준 쏘카와 보험사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 모든게 5만원이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