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오카에 갔을 때, 그 재래시장에서 먹은 2000엔 정도 하는 라멘의 맛을 잊지 못한다. 크게 뭐가 특별하지도 않았고, 깊은 육수에 꼬들한 면에 정말 정신없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잊지 못해서 한국에서도 라멘집이 보이면 항상 찾아가서 먹는 편인데, 매번 가게를 찾아가서 먹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일본 라멘집은 보통 주거지역보단 오피스나 번화가 상권에 많아서, 회사 왔을 때나 친구들 만나야지만 먹을 수 있는 메뉴에 가까웠다. 근데 이제 세상이 좋아져서 이렇게 배달로도 시켜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 물론 옛날에도 배달로 먹을 수야 있었겠지만 배달에 필요한 포장 등의 노하우가 현저히 부족했었기에, 오랜만에 다시 집에서 마주하는 일본 라멘은 몹시 설레었다.
소노키라멘 영등포점
일본 라멘 배달
일본 라멘이 먹고 싶어서 후딱 배달을 시켜 먹었다. 다행히 집 근처에 소노키라멘 영등포점이 있었고, 프랜차이즈 같은데 요즘 프랜차이즈들은 기본은 해서 믿고 먹는 편이다. 될 수 있으면 피하는 배달 음식점은 OO 푸드라고 해서 한 가게에서 돈가스도 팔고 냉면도 팔고 쭈꾸미도 팔고 하는 집들만 피한다. 다행히도 소노키라멘 같은 프랜차이즈들은 전문적으로 라멘만 취급하는 음식점이라서 믿고 먹는 편이다. 일본 라멘 정말 좋아하는데, 이제 일본 라멘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니, 오래 살아야겠다.
먹기 간편하다
라멘을 종종 배달로 시켜 먹으면 진짜 아예 육수를 넣어서 보내주는 곳도 있고, 육수를 따로 비닐 봉다리에 대충 넣어서 보내주는 집도 있었다. 하지만 소노키라멘은 저렇게 전용 육수 팩에 넣어주니까 일단 위생적일 것 같고 육수를 붓기도 간편해서 좋았다. 확실히 이런 부분에 있어서 간편히 할 수 있게 해 줘야 더 자주 손이 가는 것 같다. 일식 라멘이 이렇게만 배달이 온다면, 맛만 바꿔서 거의 매일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맛보기 전에 이미 꼼꼼한 포장과 노하우들에 매료되었다.
닭 돼지 육수 라멘
닭 돼지 육수를 뽑아낸 라멘이라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진한 육수에 적당히 짭조름한 감칠맛이 계란 반숙까지 다 스며들어있었다. 은은히 풍겨져 나오는 마늘과 파형에, 꼬들꼬들한 면까지 진짜 5분 만에 후루룩 다 먹은 것 같다. 조금 더 뜨겁게 먹고 싶어서 전자레인지에 한 30초 돌린 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일본 라멘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든 배달로도 맛있게 가게에서 먹는 맛처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TKG 계란 간장밥
아마도 라멘만 먹으면 배고플 것 같아서, TKG란 계란 간장밥을 추가했다. 이렇게 생겼고 맛은 딱 상상하는 그대로였다. 이렇게 대파를 밥에다 송송 썰어 넣어도 맛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버터에 볶아서 넣어보면 어떨까, 배달음식을 먹으면서 얻는 레시피 영감도 무시 못 하는 것 같다. 일본식 계란 간장밥 정도 생각하면 되는 것 같은데, 조만간 제대로 레시피를 파악해서 집에서 한번 해 먹어 봐야겠다.
* 소노키라멘 영등포점